[문화산책] 최초이자 최후의 관객, 연출가

ai 투자 :

이상명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부대표)

재원 : 안녕하세요, 문화산책 독자 여러분. 저는 ‘연극사랑 사람사랑’을 모토로 동료들과 함께 연극을 만들고 있는 연극 하는 인간, 이상명이라고 합니다.

최근 영남일보 문화산책 필진 섭외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또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저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첫 번째 글을 어떤 내용으로 하는 게 좋을까 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문득 ‘연출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한번 조심스럽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연극에서 연출가는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작품의 탄생부터 마지막 공연의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연극이라는 예술 형태를 가장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본인은 연출가를 ‘최초이자 최후의 관객’이라고 칭하는 것은 연출가의 역할과 중요성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이라는 예술은 극작가가 만들어낸 대본을 바탕으로 배우, 무대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 음향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완성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고, 작품의 전반적인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연출가의 몫입니다. 그들은 작품의 해석에서부터 무대 위의 모든 움직임과 이미지까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연출가는 작품이 최초로 탄생할 때부터 깊숙이 관여하며, 작품이 관객에게 선보이기 전에 이미 그 작품의 첫 번째 관객이 됩니다.

하지만 연출가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나면, 연출가는 작품이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지켜보는 최후의 관객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관객의 반응을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공연 중에도 작품을 조정하여 관객과의 소통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출가는 작품이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의미가 연출가의 의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처럼 연극 연출가는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과 관객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작품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공연의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연극이라는 예술 형태를 전면적으로 경험하는 존재입니다. 이런 면에서 연출가를 ‘최초이자 최후의 관객’이라고 칭하는 것은 그들의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헌신을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연출가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연극이라는 예술 형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상명<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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